
하... 여러분, 일단 심호흡 좀 하고 시작합시다. 후우- 후우-. 제가 지금 손이 떨려서 타자가 잘 안 쳐지는데요. 드디어, 마침내, 기어코! 그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2016년 겨울,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을 '털박이(Fur-lover)'... 아니, 동물 애호가로 만들었던 디즈니의 역작. "여우랑 토끼가 이렇게 설렐 일이야?"라며 밤잠 설치게 만들었던 그 전설의 레전드. <주토피아 2 (Zootopia 2)>가 9년이라는 긴긴 기다림 끝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 개봉 소식 듣고 지난달부터 적금 깼습니다. 굿즈 살려고요. 그리고 개봉 첫날 용산 IMAX 명당 잡으려고 새벽부터 PC방에서 대기 탔습니다. 결과는? 대성공. 방금 막 조조로 보고 나와서 벅차오르는 가슴을 부여잡고 근처 카페에서 이 글을 씁니다. 지금 제 눈앞에 아메리카노가 있는데, 영화 뽕에 취해서 그런지 당근 주스로 보이네요. (중증입니다.)
1편이 '편견과 차별'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세련된 추리극으로 풀어냈다면, 이번 2편은 '확장된 세계관과 깊어진 관계성'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9년 동안 디즈니 제작진들이 어디 산속에 들어가서 털 묘사만 연구하고 왔나 싶을 정도로 미친 작화 퀄리티, 그리고 "너네 이거 보고 싶었지?"라고 대놓고 떠먹여 주는 닉과 주디의 케미까지. 오늘은 이 영화를 뼈까지 발라먹겠다는 각오로, 아주 길고 진지하고(가끔 흥분해서 소리 지름 주의) 디테일한 리뷰를 써내려가 보겠습니다.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하겠지만, 너무 좋아서 저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찬양은 어쩔 수 없습니다. 자, 주토피아 행 급행열차 출발합니다! 꽉 잡으세요!
[영화 리뷰] 주토피아 2: 9년의 기다림, 디즈니가 작정하고 '팬아저'를 시전하다
"이게 바로 우리가 원했던 거잖아!" (feat. 닉주디 결혼해, 짝!)
1. 줄거리: ZPD 최고의 콤비, 미지의 구역 '파충류의 늪'으로!
영화는 1편 엔딩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만, 세월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이제 닉 와일드와 주디 홉스는 ZPD(주토피아 경찰국) 내에서 모르는 동물이 없는 '전설의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주디는 여전히 열정 만수르지만 한층 노련해졌고, 닉은... 하, 닉은 더 능글맞고 섹시해졌습니다. (진지하게 여우가 이렇게 잘생겨도 됩니까? 유죄입니다.) 평화롭던 어느 날, 주토피아 외곽의 '마쉬 마켓(Marsh Market, 습지대 시장)'에서 의문의 연쇄 실종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동안 포유류 중심으로 돌아가던 주토피아 행정력이 닿지 않는, 미지의 구역이자 파충류와 양서류들의 구역이죠.
보고 서장(이제는 더 듬직해진!)의 지시로 닉과 주디는 잠입 수사를 맡게 됩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변장'입니다. 트레일러에서 살짝 나왔던 그 힙합 스타일 비버 변장부터, 닉의 화려한 셔츠 컬렉션까지 눈이 즐겁습니다. 그들은 습지대로 들어가 사건의 배후를 쫓던 중, 미스터리한 독사 '개리(Gary)'와 마주칩니다. (키 호이 콴 성우님의 목소리 연기가 아주 기가 막힙니다. 쉭쉭거리는 억양이 소름 돋아요.)
단순한 실종 사건인 줄 알았는데, 파고들수록 닉의 어두운 과거와 연결된 거대한 음모가 드러납니다. 1편에서 살짝 언급되었던 닉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 그리고 그가 왜 사기꾼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서사가 풀리는데... 와, 여기서 눈물샘 터집니다. 주디가 그런 닉을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고 끌어주는데, 이건 단순한 동료애를 넘어섰어요. 사건 해결과 함께 두 사람의 관계도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갑니다.
2. 총평: 기술력의 정점, 그리고 팬들이 원했던 '그 맛'
■ 비주얼 쇼크: 털을 넘어 비늘과 점액까지?
1편에서 동물의 털을 한 올 한 올 구현해서 충격을 줬다면, 2편은 '질감의 향연'입니다. 습지대가 배경인 만큼 물, 진흙, 그리고 파충류의 매끈하고 차가운 비늘 표현이 압권입니다. 특히 뱀이나 도마뱀 캐릭터들이 움직일 때 빛이 반사되는 리플렉션 효과는 "저게 CG라고?" 싶을 정도로 실사 같습니다. 4K나 돌비 시네마로 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습한 공기의 질감까지 느껴지는 기분이에요.
■ 캐릭터 분석: 성장한 주디, 깊어진 닉
주디는 더 이상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거야!"라고 외치던 순진한 신입이 아닙니다. 현실의 벽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어른 경찰'이 되었죠. 반면 닉은 겉으로는 여전히 쿨한 척, 장난기 넘치는 척하지만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고 주디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영화 중반부, 닉이 위기에 처했을 때 주디가 "난 널 믿어, 닉. 세상이 뭐라든 난 네 편이야."라고 말하는 장면... 여기서 극장 안 사람들 다 같이 숨 참았습니다. 이 관계성, 맛집이다 못해 미슐랭 3스타입니다.
■ 씬 스틸러들의 활약 (플래시는 전설이다)
우리의 나무늘보 플래시(Flash), 나옵니다. 그것도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요. (더 이상 말하면 스포니까 입 다물겠습니다. 근데 진짜 웃겨서 팝콘 뿜을 뻔했습니다. ㅋㅋ) 그리고 새로 등장한 캐릭터 '개리'는 처음엔 섬뜩하지만 볼수록 매력적인 '볼매' 캐릭터입니다. 기존의 클로하우저나 미스터 빅 같은 캐릭터들도 깨알같이 등장해서 반가움을 더합니다.
■ OST 맛집 디즈니, 또 일냈다
샤키라의 'Try Everything'을 잇는 새로운 주제가도 대박입니다. 이번엔 좀 더 펑키하고 그루브한 느낌인데, 영화 끝나고 나오면 "오오오~" 하면서 흥얼거리게 됩니다.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나오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쿠키 영상도 놓치지 마세요. 닉이 춤추는 거 나옵니다. (중요하니까 두 번 말합니다. 닉이 춤춥니다.)
3. 시청 반응: "디즈니 본사 방향으로 절 올립니다"
개봉 첫날이라 그런지 커뮤니티 화력이 장난 아닙니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는 이미 #주토피아2 #닉주디 #개리귀여워 등으로 도배되었습니다. 주요 반응들을 유형별로 정리해 봤습니다.
▶ 유형 1: 망붕단 (망상분자들) 폭주
"야, 이래도 안 사귄다고? 이래도?", "마지막에 닉 눈빛 봤냐? 저건 프러포즈 각이다", "여우랑 토끼 2세 합성 짤 만듭니다" 등등 두 사람의 로맨스에 목숨 건 팬들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화 내에서 묘한 텐션이 흐르는 장면이 한두 개가 아니라서, 팬픽 작가님들 소재 떨어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꼬리잡기' 씬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입니다.
▶ 유형 2: "내 2030 청춘을 바쳤다" (감동파)
"1편 볼 때 대학생이었는데 지금 대리 달았다... 근데 얘네는 여전하네", "오프닝 로고 뜨자마자 울컥했다"는 고인물 팬들의 감상평도 많습니다. 9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데, 그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준 퀄리티에 다들 고마워하는 분위기입니다. "속편 징크스는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 유형 3: "굿즈 내놔라, 돈은 준비됐다" (지갑 전사들)
새로운 경찰 유니폼 입은 닉 인형, 힙합 버전 주디 피규어, 그리고 개리 굿즈까지. 디즈니 스토어 서버가 터질 조짐이 보입니다. "팝콘 통 퀄리티 미쳤다", "특전 포스터 받으려고 반차 썼다"는 인증 글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도 이 글 쓰고 나서 굿즈샵 털러 갈 예정입니다. 통장 잔고야 미안해.
[마무리 썰 및 N차 관람 가이드]
여러분, <주토피아 2>는 한 번 보고 끝낼 영화가 아닙니다. 1회차는 전체적인 스토리와 닉주디 얼굴 감상하시고, 2회차는 배경 곳곳에 숨겨진 디테일(이스터 에그 엄청 많습니다!) 찾으시고, 3회차는 더빙판으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한국 성우진 연기도 진짜 찰지거든요. (정재헌 성우님의 닉은 사랑입니다.)
지금 예매 버튼 누를까 말까 고민 중이신가요?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 아니, 매진만 부를 뿐입니다. 당장 달려가세요. 그리고 꼭, 반드시, 엔딩 크레딧 다 올라가고 쿠키 영상까지 보고 나오세요. 안 보면 후회합니다. 진짜로요.
그럼 전 이만 2회차 관람하러 갑니다. 주토피아여 영원하라! Try Everyth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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