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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테넷 줄거리, 총 평, 시청 반응

by 페스카 2025. 12. 29.

테넷 포스터

영화 보고 나와서 "재밌다!"라고 말하기 전에 "그래서 그게 뭔 소리야?"라고 친구랑 3시간 동안 토론하게 만드는 영화. 문과생들은 보다가 울고 싶어지고, 이과생들은 보다가 희열(혹은 분노)을 느낀다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역작. 아니, 문제작.


오늘은 n차 관람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OTT로 보면서 '10초 뒤로 가기'를 수백 번 누르게 만드는 타임 액션 블록버스터 <테​넷 (TENET)>을 리뷰해 봅니다.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세계? 인버전? 할아버지 역설? 머리 아프시다고요? 걱정 마세요. 저도 아직 100% 이해 못 했습니다. (당당) 그냥 뇌를 비우고 흐름에 몸을 맡기는 '테린이'의 시선으로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영화 리뷰] 테넷: 미래에서 온 내 친구가 나를 구하러 왔다

이해하려 들면 지는거다, 그냥 즐겨라 (Feat. 닐 앓이)



1. 줄거리: 시간을 거스르는 자, 세상을 구하라


오페라 하우스 테러 사건에 투입되었다가 납치당한 CIA 요원 '주도자(존 데이비드 워싱턴)'. 그는 동료를 팔아넘기는 대신 자살을 선택하며 테스트를 통과하고, 베일에 싸인 조직 '테​넷'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에게 주어진 미션은 단 하나. "제3차 세계대전을 막아라." 근데 적이 좀 이상합니다. 핵폭탄 같은 게 아니라, '시간'을 무기로 씁니다.


미래의 세력이 현재를 파괴하기 위해 보낸 무기는 바로 '인​버전(Inversion)' 된 물건들. 엔트로피를 역행시켜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이 기술을 이용해, 러시아의 무기상 사​토르(케네스 브래너)가 세상을 멸망시키려 합니다. 총알이 발사되는 게 아니라 총구로 돌아오고, 차가 뒤집힌 상태에서 다시 튀어 오르는 기이한 현상들.


주도자는 인버전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미스터리한 조력자 닐(로버트 패틴슨)과 파트너가 되어 전 세계를 누빕니다.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공존하는 전장에서, 순행하는 나와 역행하는 내가 싸워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시간 협공 작전). 과연 그들은 사토르의 알고리즘을 막고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닐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2. 총평: 놀란이 놀란 했다, 뇌가 섹시해지는(터지는) 기분 (★★★★☆)


■ 보는 내내 "와..." 소리 나오는 비주얼 충격
놀란 감독이 CG 싫어하는 건 유명하죠. 비행기(보잉 747)를 실제로 공항 건물에 때려 박는 장면은 "저 형은 진짜 미쳤구나"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테​넷>의 백미는 역시 '인버전 액션'입니다. 한 화면 안에서 누군가는 앞으로 뛰고, 누군가는 뒤로 뛰는데 그게 어색하지 않고 기가 막히게 합이 맞습니다. 특히 프리포트 격투 씬이나 후반부 스탈스크-12 전투 씬은 영화 역사상 전무후무한 시각적 쾌감을 줍니다. 건물이 무너졌다가 다시 솟아오르고, 폭발이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들은 4DX로 봤을 때 멀미 날 정도로 리얼했습니다.


■ 진정한 주인공은 '닐(Robert Pattinson)'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주도자 이름은 기억 안 나도(사실 이름이 안 나옴), "닐..." 하고 이름을 부르며 울게 됩니다. 로버트 패틴슨, <트와일라잇> 때의 그 느끼한 뱀파이어가 아닙니다. 헝클어진 금발에 무심한 듯 시크하게 주도자를 챙겨주는 츤데레 매력 폭발. 마지막에 배낭에 달린 '빨간 코인 장식'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소름이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쫙 돋습니다. "나에게 이 우정은 끝이지만, 너에게는 이제 시작이야." 이 대사 하나 때문에 테넷을 5번 넘게 다시 봤습니다. 이건 SF가 아니라 브로맨스 멜로물입니다. 반박 안 받음.


■ 음악이 반칙이다 (루드비히 고란손)
한스 짐머가 <듄> 하러 가서 대신 들어온 루드비히 고란손. 근데 땜빵(?)이 아니라 홈런을 쳤습니다. 심장 박동처럼 쿵쿵거리는 베이스와, 거꾸로 재생한 듯한 기괴한 사운드 효과는 긴장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립니다. 음악만 들어도 숨이 차는 경험, 꼭 사운드 빵빵한 곳에서 들어야 합니다.



3. 시청 반응: "해설 영상 보고 2회차 예매했습니다"


호불호? 아니요, 이 영화는 '이해했음 vs 포기했음'으로 나뉩니다. 관람 후기들을 보면 아주 가관입니다.


▶ "자막 읽으랴, 화면 보랴, 뇌 굴리랴... 과부하 옴"
대부분의 1회차 관객 반응입니다. "대사 정보량이 너무 많다", "초반 30분은 졸았는데 깨니까 건물이 거꾸로 서 있더라", "내가 난독증인가 의심했다" 등등 고통을 호소하는 리뷰가 많습니다. 오죽하면 이동진 평론가도 "이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을까요. (위안이 됩니다...)


▶ "사운드 믹싱 왜 이래?" (귀 터짐 주의)
개봉 당시 가장 말 많았던 부분. 대사가 배경음악과 효과음에 묻혀서 잘 안 들린다는 불만이 폭주했습니다. "놀란 감독님, 웅장한 건 좋은데 대사는 좀 들리게 해 주세요"라는 원성이 자자했죠. 덕분에 자막 있는 한국 관객이 승리자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습니다.


▶ "N차 관람 할수록 맛집이다" (테넷 처돌이들)
이 영화의 진가는 2회차부터 시작됩니다. 알고 보면 안 보이던 복선들이 미친 듯이 보입니다. "오프닝 오페라 하우스에서 닐이 구해주는 거 이제 알았음", "사토르 아내(캣)가 다이빙하는 거 소름" 등 퍼즐 맞추는 재미에 빠진 폐인들을 양산했습니다. 유튜브에 '테넷 해석' 영상 조회수가 수백만인 건 다 이유가 있죠.




[마무리 썰]
<테​넷>은 친절한 영화는 아닙니다. 관객을 공부하게 만드는 불친절하고 오만한 영화죠. 하지만 그 복잡한 미로를 헤매는 과정 자체가 주는 짜릿함이 있습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운명론적 메시지와, 시공간을 초월한 우정. 오늘 밤, 뇌를 좀 학대(?)하고 싶다면 테넷 어떠신가요? 단, 타이레놀 한 알 준비하고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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